어린 나에게
상대의 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마음을 깎아내고, 도려냈다. 그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난 결국 내 마음대로 할 사람이었다. 그 사람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나더러 말을 하라고 했다. 말을 해도 자기 기분에 따라 달라질 거면서, 그렇게 쉽게 이야기했다. 나를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사람은 매사에 모호하게 굴었다. 가능성을 놓지 못했고, 그래서 확신을 주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말도 못 붙여본 사람을 너무나 열렬히 짝사랑한 것일까 그때 자신이 평생할 사랑을 다 했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