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18

旋律

음과 양이 존재하듯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삶에서 음악이 주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나에게서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음악은그저 음악이 아니다.음 하나하나에 눌러 담긴 추억이, 그 기억이고스란히 살아나게 하는 것이다.향수를 자주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처음 그 노래를 들었을 때의 환희를 다시 가져다주기도 하고,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아련함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삶'이라는 것을 배워가는 입장에서음악이 가져다주는 새로운 느낌을 새로이 배웠다.가슴이 미어질듯이 사랑했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고아프게 사랑했던 나를 떠올리게 한다.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무언가에 짓눌린 듯 무거운 감정을 느낀다.그 사람은 알까그 사람을 만날 때 좋아하게 된 가수의 노래를함께했을 때 자주 듣..

어린 나에게

상대의 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면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이 부담스럽다고 해서, 마음을 깎아내고, 도려냈다. 그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난 결국 내 마음대로 할 사람이었다. 그 사람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나더러 말을 하라고 했다. 말을 해도 자기 기분에 따라 달라질 거면서, 그렇게 쉽게 이야기했다. 나를 사랑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사람은 매사에 모호하게 굴었다. 가능성을 놓지 못했고, 그래서 확신을 주지 않았다. 그는 자기가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학창 시절 좋아했던, 말도 못 붙여본 사람을 너무나 열렬히 짝사랑한 것일까 그때 자신이 평생할 사랑을 다 했다고 ..

ㅈㄴ 강하니까 우리 ㅈㄴ 재밌게 살자

어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 왜 아직도 고등학생처럼 살고 있지? 입시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강의에서 진행하는 실습 등의 활동(마치 고등학교 수행평가처럼 느껴지는), 그리고 개인비교과활동에서 나는 여전히 진로에 대하여 진득하게 집착하고 있었다. 물론 입시때야 대학 진학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야하고, 면접 준비를 해야하니 하나의 정리된 스토리를 짜기 위해 3년간 빌드업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이미 원하는 곳에 들어왔다. 물론 꿈을 가지고 있지만 그 꿈을 이루려는 생각은 없다. 꿈을 위해 목 매달 생각은 1도 없다. // 대학원 진학 요구 극구 사절 그저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 계열과 관련된 돈 많이 주는 곳에 취업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목표다. 그러니까 이제 일차..

나에게/스물 2022.05.23

갑자기 학교에서 해야 하는 공부는 안하고

나는 예술가가 되고 싶었다.어릴 적에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는 알았다.그걸 이룰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기에는 여유가 부족했다.사실 진짜 이유는 내가 다른 이들만큼 간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한 번은 선생님께 말했다.간절하지 않아서 더 이상 꿈꿀 수 없게 되었다고선생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세상에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그러니 괜찮을 거라고 너는 아직 어리다고 말이다.내년에 나는 성인이 된다.그 말을 들은 지 벌써 7년이나 지났다.그런데 나는 아직도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간절함이 곧 꿈이고, 그것을 이룰 의지라고 생각하는 나는 절대로 벗어나지 못한다.그래서 나는 지금도 머물러있다.나는 ..

나에게/열아홉 2021.11.09

감정이 밀려오는 날

앞으로 있을 것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떨다가갑자기 목구멍이 콱 막혔다.명치에서부터 막혀 차마 넘어오지 못했던 답답한 응어리 같은 감정을 무더기로 밀려온다.지난날에 대한 후회아닌 후회와어차피 나는 잘 될 것이라는 막연한 어리석은 믿음이찬 바람을 타고 넘실댄다.어제와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바람 냄새가 났다.내가 추운 날을 좋아하는 것은그저 내가 태어난 날이 추워서가 아니라겨울이 주는 특유의 포근함, 날카로움, 매서움, 그리움, 아픔이 나에게 큰 의미이기 때문이다.어느 순간을 떠올리는 것이또 지난 날의 나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이그리워서이다.그날의 나를 만나면너는 혼란스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싶지만,그 아이는 분명 혼란스럽고, 절망적일 날이 올 테니그걸 아이는 스스로 잘 버텨낼 테니그냥 먼발치에서 오랫동안..

나에게/열아홉 2021.10.13

또 다시 슬픔의 구렁텅이에 빠졌을 때

어린아이가 다가와 묻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지 않으냐고 자신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면서요 나는 대답합니다 한 시라도 늦출 수 있다면 늦출 것이라고요 어른이 되기까지 말입니다 아이의 눈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맑게 빛납니다 나는 아이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아이가 다시 묻습니다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요 이번엔 묻기만 하고 가만히 가만히 기다립니다 나는 운전 면허를 따고 싶다고 말합니다 아이의 눈이 반짝 빛납니다 그러곤 또 아무 말이 없습니다 잠시의 침묵을 새소리가 와 깹니다 아이가 말합니다 자신은 새가 되었으면 좋겠답니다 왜 그러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고요 아이가 말합니다 자신은 글을 꽤 잘 쓴다고요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